포항 호미곶 해안단구
 
1. 자연이 만든 거대한 바다계단
 
1) 해안단구란?
호미곶을 품고 있는 바다 위에는 육지에서 바다로 걸어갈 수 있는 해안 데크가 마련되어 있다. 호미곶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은 대개 이곳에 서서 아름다운 바다만 감상하곤 한다. 하지만 이곳은 가까이서 보기는 힘든 호미곶의 계단모양 지형을 볼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해안 데크의 끝에 서서 호미곶을 바라보면 위와 아래 사진처럼 호미곶이 계단 모양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지형을 해안단구라고 부른다.
이곳의 해안단구는 아주 오래 전 바다 밑에 있던 땅이 자연의 힘으로 위로 솟아오르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자연이 만든 거대한 바다계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바다계단은 여러 구조로 구성되어 있는데, 해식애, 파식대, 단구애, 단구면이 그 주인공이다.
 
해식애는 대리석을 깎아 조각상을 만들듯이 파도가 해안을 깎으면서 만들어진 절벽이다. 파식대는 바다 속에 있는, 즉 계단의 가장 아래층인 평평한 땅이며, 단구면은 육지에 드러난 평평한 땅을 뜻한다. 단구애는 육지에 있는 평평한 땅(단구면) 사이를 이어주고 있는 절벽이다. 바다계단의 요소들을 호미곶과 연결시켜보면, 우리가 이 책자를 읽으며 서 있는 땅이 바로 평평한 땅인 단구면이며, 호미곶 바다에서 볼 수 있는 파도에 잠겼다가 드러났다 하는 평평한 돌들은 파식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이 바다계단은 호미곶에서만 볼 수 있을까? 아니다. 바다계단은 호미곶뿐만 아니라 구룡포를 거쳐 경주까지 잘 발달해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특히 이곳의 해안단구는 다른 곳보다 평평한 땅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여러 바다계단 중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바다계단이라고 할 수 있다. 해안단구는 오래전 자연의 힘으로 땅이 솟아올랐던 흔적이기 때문에 호미곶에서는 아주 오래전 이곳에 미쳤던 자연의 거대한 힘을 실감할 수 있다.
 
 
2) 자연이 거대한 계단을 만드는 과정
해안단구는 평평한 땅들이 계단 모양으로 나열되어 있다. 이 땅들은 과거 바다 속에 있다가 솟아올랐는데, 어떻게 계단 모양을 만들 수 있었을까?
해안단구는 사진에서 보이는 계단식 밭과 같은 모양이며, 가장 위쪽 평평한 땅부터 차례차례 만들어진다. 해안단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계단식 밭을 일구는 농부가 되어 한 계단씩 내려가며 알아보자.
 
 

1. 해안단구 형성 전

해안단구가 만들어지기 전 바다와 땅이 만나는 부분이 파도의 힘에 의해 조금씩 깎이기 시작한다. 농부가 밭을 갈 때 밭 가장자리부터 차례대로 갈 듯이 바다와 땅이 만나는 부분이 깎일 때도 땅과 바다가 만나는 가장자리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깎이게 된다. 이처럼 파도가 농부처럼 땅을 조금씩 깎아 작은 알갱이로 만드는 작용을 침식작용이라 한다.

2. 해식애와 파식대의 형성

또한 밭을 가는 농부는 계단 모양 땅을 만들기 위해 위층과 아래층을 이어주는 절벽을 만들고, 그 후 아래층으로 내려가 평평하게 땅을 갈게 된다. 이처럼 파도는 땅과 바다가 만나는 가장자리부터 깎기 시작하여 시간이 지나면 아래층으로 내려갈 수 있는 해안 절벽인 해식애를 만들고, 아래층에 있는 바다 밑의 땅은 평평해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평평한 땅을 파식대라고 한다.

3. 단구면, 단구애의 형성

해식애와 파식대가 형성된 후, 자연이 땅을 들어올리면서 파식대와 해식애는 더 높이 솟아올라 단구면과 단구애가 된다. 땅이 솟아오르면 땅과 바다와 만나는 위치가 이전보다 내려가게 되고, 또 다시 이 부분이 파도의 힘으로 새롭게 깎이게 된다. 농부가 밭을 갈 때 밭 가장자리부터 차례대로 갈 듯이 해안선이 깎일 때도 땅과 바다가 만나는 가장자리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깎이게 된다.

4. 해식애와 파식대의 형성

밭을 가는 농부는 계단 모양 땅을 만들기 위해 위층과 아래층을 이어주는 절벽을 만들고, 그 후 아래층으로 내려가 평평하게 땅을 갈게 된다. 이처럼 파도는 땅과 바다가 만나는 가장자리부터 깎기 시작하여 시간이 지나면 아래층으로 내려갈 수 있는 해안 절벽인 해식애가 만들어지고, 아래층에 있는 바다 밑의 땅은 평평해지는데 이것을 파식대라고 한다.

5. 해안단구 형성
해식애와 파식대가 만들어진 이후에 다시 한번 땅이 솟아오르면서 단구면과 단구애가 된다. 이러한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되면 오늘날과 같은 여러 계단을 가진 해안단구가 형성된다. 마지막으로 형성된 파식대와 해식애는 현재도 계속해서 깎여 나가고 있으며 호미곶의 해안가에서 그 변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땅이 다시 솟아오르게 되면 이곳의 해식애와 파식대는 또 다른 계단을 이루는 단구애와 단구면이 될 것이다.
 
 
 
3) 바다계단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나라의 해안단구는 동해안에 걸쳐 넓은 분포를 보이는데, 이 중에서도 호미곶의 해안단구는 각 계단의 형태가 가장 뚜렷하게 구분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어떻게 이 계단을 볼 수 있을까?
앞서 이야기했듯이, 호미곶의 해안 데크에서 계단 모양의 해안단구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호미곶 해안단구는 규모가 매우 거대하기 때문에 해안 데크에서는 그 웅장한 해안단구의 모습을 일부분밖에 보지 못한다. 하지만, 위의 사진처럼 호미곶의 모습을 땅의 높낮이를 이용하여 컴퓨터 그래픽으로 나타내면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으로 나타나는 부분이 평평한 땅임을 확인할 수 있으며, 세 개의 계단이 뚜렷한 호미곶 바다계단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 계단을 지키는 소맷돌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석조 계단에서는 왼쪽 그림처럼 입구를 지키는 돌사자 석상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석상을 ‘소맷돌’이라고 하는데, 자연이 만든 호미곶 바다계단 길에도 마치 소맷돌과 같이 계단 옆을 지키고 있는 독수리 바위와 악어바위가 있다.
 
1) 독수리바위
바다계단 위에 우뚝 솟은 독수리상
독수리바위는 바위의 형상이 독수리의 부리를 닮았다고 하여 지역 주민들이 붙인 이름이다. 독수리바위가 있는 곳은 호미곶의 끝부분으로 서쪽으로 지는 일몰이 아주 아름다운 곳이다. 독수리바위와 해질녘 풍경의 조화는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찾아오게 할 만큼 뛰어난 절경을 뽐낸다.
 
독수리바위의 조각과정
자연이 독수리바위를 만드는 데 사용한 재료는 자갈과 모래가 물 속에서 굳어진 암석이다. 자연은 이러한 암석들을 바다 속에서 꺼내 파도와 날씨로 조각하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에 걸친 조각 작업으로 독수리바위가 만들어졌는데, 이때 알갱이가 작은 모래로 구성된 부분이 자갈로 이루어진 부분보다 더 쉽게 깎이게 되어 독수리의 부리와 같은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바다계단 위에 세워진 악어상
호미곶 서쪽 끝에 있는 호미숲 해맞이터 앞 바다에는 기다란 모양의 바위 하나가 튀어나와 있다. 마치 바다에서 악어 한 마리가 기어나와 머리를 들고 있는 듯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 악어바위라 불린다.
악어바위를 이루는 암층은 자갈로 이루어진 흑갈색 암석과 모래로 이루어진 노란색 암석이며, 주변 암석 중에서 가장 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바다계단을 이루는 암층과 같은데, 자연이 바다계단과 소맷돌을 조각하는 데 동일한 재료를 사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악어바위의 조각 과정
자연이 악어바위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재료는 자갈로 이루어진 돌과 모래로 이루어진 돌이다. 이들은 아주 옛날 깊은 바다 밑에 있었으나 자연이 땅을 들어올리게 되면서 그 모습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후, 자갈로 이루어진 돌과 모래로 이루어진 돌은 그 옆에 자리잡은 파도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깎이게 되었다. 이때 알갱이가 작은 모래 암석은 알갱이가 큰 자갈 암석보다 더 많이 깎이게 되어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독특한 악어 모양이 만들어지게 되었다.